아프리카는 모든 자원이 부족하다. 역설적으로 자연자원이 풍부해서 그렇다.
자원의 부족 중에 가장 근본적이며 심각한 문제는 지식의 부족, 그 지식을 담고 실현하는 인력의 부재다. 의료도 비슷한 상황일터.
GE가 흥미로운선언을 했다. 인공지능과 전산화를 이끄는 첨단 의료기기 회사답게,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의미에서(최선의 해석), 아프리카 지역에 원격의료 + 인공지능 진단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소식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던 global bioethics 블로거는 더 많은 진단을 제공하는 것이 근본부터 박탈 당한 아프리카의 보건 상황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며 회의적이다.
나는 좀 더 비판적이다. 치료가 없으니 그리고 무상으로 제공되니, 그래서 손해 볼 사람도 없으니, 의료분쟁을 포함한 법적 책에 엮일 가능성이 0에 가깝다는 점에 특히 의심이 든다.
손해 볼 사람이 없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진단도 치료도 받지 못하는 인구집단에 진단을 제공한다는 것은 최소한 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업을 통해 누군가 이익을 얻는다면, 결국 이 인구집단은 정보를 제공하는 실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실험 대상이 된다고 뭐 그리 대수일까?
게다가 GE는 이들의 빈곤에 책임을 질 필요도, 가능성도 없다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자본주의가 아프리카 빈곤의 원인을 제공하긴 한다. 그러나 그 책임은 도덕적인 책임에 머문다). 게다가 GE는 책임을 묻기 힘든 집합체다(collective entity).
지금껏, 앞으로도 계속 빈곤할 가능성이 높은 아프리카를 ‘보건’이라는 영역에서 돕는 것은 어떤 가치를 갖는가? 어떤 방식으로 지원해야 하는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을 수립하는 것이 전문가의 영역에 속하게 된 상황에서, 원래 인간의 일이란 단기적인 처방인 경우가 많고 치기, 혈기, 이기심과 이타심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에, 근본적인 원인에 접근하는 도움은 대체 어떤 모습이 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