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건강보험의 경우에도 약가는 적지 않은 부담을 차지한다 (건강보험 지출 중 약제비 비중은 25% 내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2015년 OECD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 약제비 비중이 OECD 평균 정도 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과연 약품 가격은 합리적으로 결정되는가? 약가는 독점적으로 결정된다. 신약의 경우는 특허로 결정권이 보장되기에 독점의 우려가 크다. 건강보험제도의 약가 심의를 통해 check and balance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심의제도를 인정하지 않고 아예 한국 시장을 회피함으로써 제도를 사보타주한다는 혐의도 있다.
물론 한국의 심의 당사자가 또다른 독점이니 불만도 이해할만하다. 그렇다고 한국 심의 체계가 혁신에 장애물일까? 한국의 의료체계, 치료는 약에 의존하고, 대학병원이 임상시험에 용이한 환경을 제공하는 이런 특징을 고려하면 overall 제약산업에는 유리한 환경이 아닌가?
우리 심의제도는 약가를 통제하지 않으면 건강보험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해에서 도입된 것이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닌데, 약가에 대한 의심, 약가를 어떻게든 통제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미국의 경우에는 각 주에서 약가 구성을 투명하게 밝히라는 입법으로 이어지고 있다. (관련 Bioethics.net 기사) 이런 입법이 한편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다. 트럼프는 약가를 낮추겠다고 선언한 바 있고, 위원회를 만들었는데 막상 위원의 면면을 보니 가격 인하는 불가능하게 보이는 것과 대조된다.
그러나 미국의 이 강력한 법률은 오바마 재직 당시의 Physician Sunshine Act와 비슷한 내용을 갖는 것 같다. 약가를 직접 통제하기 보다 약가의 구성요소, 상승분의 근거 등을 투명하게 밝히라는 것인데 드러난 근거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시민 사회가 대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리 관료들이야 더 좋은 수단을 생각하겠지만 이렇게 에둘러 가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