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생명윤리

보건복지부가 임신중절시술을 한 의사에게 면허정지 처분을 내리겠다는 발표를 한 후(행정처분 예고 링크) – 이걸 저출산 정책으로 내놓는 어리석음이란- 낙태 문제가 제대로 공론화 될 것 같다. 우리 정부가 가진 인권의식 수준을 증명한 셈이다.
여성계와 의료계의 심각한 반발이 뒤따랐고(www.hani.co,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0102214005&code=940601) 정부는 부랴부랴 해명에 나서기는 했지만 (http://www.mohw.go.kr/front_new/al/sal0301vw.jsp?PAR_MENU_ID=04&MENU_ID=0404&page=1&CONT_SEQ=334871) 정말 이 정책이 가진 의미를 몰랐을까?

오늘 소위 기독교생명윤리를 한다는 이들이 이메일을 돌렸다. 내부 문서지. 나는 빼달라고 분명히 이야기 했음에도 나를 포함해서 돌리는 이메일. 낙태 문제에 대한 입장을 수립해야 한다는 젊잖은 이야기. 성숙한 태도와 포용의 제스쳐.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여성성에 대한 폭력. 기가 차서 지웠지만, 곧 다시 복구시켰다. 이런 자료를 지워 둘 수 없어서. (이런 이메일 내용은 기본적으로 비밀을 지켜야 하는 것이니 여기에는 적어두지 않겠다만…)

이 참에 기독교 생명윤리에 관해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기독교는 생명윤리 문제에 어떤 우월한 지점을 차지하고 있는가? 예를 들면 성경에 생명윤리문제에 관한 구체적이며, 오늘날의 지식에 부합하고, 맥락적으로 해당 생명윤리 문제를 직접 다룬, 그런 구절이 있는가 하는 말이다.
성경에 있는 소위 율법은 오늘날 구속력을 상실했다. 십계명 정도가 상징적으로, 일반적인 수준에서, 구속력을 가지고 있을뿐.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기독교가 생명윤리에 관해 최종적인 규범을 가지고 있다 주장할 수 있을까?

정직한 기독교도라면 이렇게 이야기 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 문제가 있군요. 성경이 제시하는 인간과 사회관을 바탕으로 생각한다면 이러저러하게 행동하는 것이 옳습니다 정도. 많은 의견 중 하나로. 다만 이렇게 이야기 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기독교 생명윤리는 기본적으로 기독교인을 향한 윤리적 지침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유보적인 입장을 가져서는 곤란할 것이다.
문제는 확성기의 방향을 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80%에 해당하는 사회 일반을 향할 때 발생한다. 꾸짖는 태도, 비난하는 태도, 정확한 근거 없이 주장하는 것은 결과적으로는 기독교의 설득력을 약화시킬 뿐이다. 내 고민은 여전하다. 기독교의 설득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