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과 절제한 암덩어리

의과대학 수업시간에 HeLa 세포라는 이름을 들은 적 있다. Henrietta라는 이름의 여성에게서 얻은 자궁경부암 세포를 키워내 만든 세포들에 붙인 이름이다. (하나의 세포를 분열시켜 만든 세포들을 세포주, strain이라고 부른다)
헨리에타는 1951년 사망했지만 그녀의 세포는 보통의 세포들과 달리 죽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의학연구에 여러모로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들 연구에는 소아마비 백신 개발도 포함되어 있다.)

산술적으로는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용되었던 이 세포주는 채취과정에서 이후 활용에 대한 동의를 환자 본인에게 받지 않았고(그 시기에야 수술과정에서 얻은 검체 사용에 동의를 얻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 결과 인종적/성적 차별까지 포함하여 다양한 비난을 받고 있다.

1. 개인의 유전적 정보가 그 이름과 함께 모두 공개되었다는 것, 그것도 동의를 얻지 않은 상태에서.
2. 많은 연구자들이 이익을 얻고 있으며, HeLa 세포주를 개발한 이들도 이익을 얻었을 것이지만 환자 본인이나 그 가족이 그 이익을 나눠갖지 못했다는 점
3. 이런 잘못이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사과나 보상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

2013년 8월 미국 보건원(NIH)과 헨리에타의 가족은 비밀을 보호하고, 이후에 HeLa 세포에서 얻은 추가적인 유전정보 사용시에는 사전에 검토를 하는 등의 해결방안에 합의했다.

이 사건은 기구한 한 여성의 이야기로 소개된 바 있다.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 연구자나 연구를 감독하는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문제가 아니었던 관행이 오래지 않아 추문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곤란한 이야기가 된다.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연구자나 연구기관은, 비틀거리긴 했지만, 용하게 이 문제들을 해결해 왔다는 것이다.